지나온 과거에 대한 성찰
대학교 졸업 전까지 나는 평범하게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남들처럼 학교에 가고 학원에 가서 공부했다.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 후 친구들과 수능준비를 좀 더 했다. 3번째 수능을 볼때는 약간 위기라 생각했는데 다행히도 대학교에 입학했다. 대학교에서도 평범하게 정해진 수업을 듣고 자연스럽게(?) 대학원에 바로 입학했다.
대학원에서 교수님이 시키는 실험과 과제를 하며 정신없이 살다보니 이게 맞나..?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리고 세상은 넓고 나보다 똑똑한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이렇게 살다가는 나중에 졸업도 못하고 망할것 같다는 공포감에 휩싸였다. 그래서 나는 1년 6개월 만에 자퇴하고 군대에 갔다. 늦은 나이에 군대에 가서 중대장님과 동갑이었지만 그래도 대학원에 있을때보다 행복하게 지냈던것 같다. 그러나 전역일이 다가오자 취업에 대한 걱정이 밀려오며 또 다시 불안해졌다.
말년 휴가때부터 자소서를 쓰고 인적성 공부를 시작했다. 운이 좋게도 전역 전날에 한 제약회사의 면접을 볼 수 있었다. 휴가가 없었지만 행보관님께서 배려해 주셔서 면접을 보러갔다. 부대에 양복과 구두를 챙겨가서 강릉에서 천안까지 갔다왔다. 평소에 면접은 솔직하게만 말하면 되는줄 알고 준비를 따로 하지 않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긴장되어 말도 제대로 못했다. 그리고 공백기에 대해 물으셔서 있는 그대로 말했는데 '쟨 뭐지?' 라는 표정을 지으셨다. 그리고는 아무 질문도 하지 않았다. 살면서 본 표정중에 가장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이제 난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전역을 하고 집에서 자소서를 더 많이 쓰고 면접을 위한 공부를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여수에 있는 정유회사에서 면접을 보게되었다. 파주에서 여수까지 혼자 면접을 보고왔다. 그래도 준비를 좀 하고 가서 인지 처음으로 면접에 합격하였다. 사실 너무 일찍 합격해서인지 또 자만했던것 같다. 비슷하게 준비하여 2차 면접을 보고 신체 검사를 받았다. 당연하게 합격이라고 생각했는데 3주뒤 결과를 보니 대기 1번이었다. 대기 10번쯤이었으면 포기했겠지만 자꾸 기다리게 되었다. 3주 정도 기다렸지만 아무 연락이 없었다. 그 3주는 정말 절망적이고 힘들었다. 희망고문이 무엇인지 몸으로 느꼈다. 그렇게 좌절하며 19년 하반기 취업 시즌을 맞이했다.
매일 취업포털 사이트를 보며 모집공고에 화공이라고 써있으면 자소서를 써서 제출했다. 그렇게 제출한 자소서가 40개가 좀 넘은것 같다. 대학교 동기들은 제출한 서류중에 반정도는 합격했다고 들었는데 난 5군데만 합격했다. 30개가 넘는 불합격 문자나 메일을 받으니 정신적 충격이 상당했다. 그 중에 한 곳은 시험 일정이 겹쳐서 기회가 사라졌다. 또 정신없이 인적성 준비를 했다. 인강도 듣고 시중에 나와있는 책은 거의 다 풀어봤다. 문제를 풀면서도 인생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것 같았지만 억지로 공부했다. 그러고 나니 면접을 볼 수 있는곳은 2군데뿐이었다.
이번만큼은 면접에 너무 붙고 싶었다. 그래서 서울에서 진행하는 취업설명회에 가서 면접을 준비하는 방법을 배워와서 준비했다. 나름 열심히 준비해서 면접을 보았다. 그리고 마지막 결과를 기다렸다. 2군데중 한군데는 최종 면접에서 탈락했다. 제일 가고싶은 회사였는데 탈락 결과를 보니 너무 화도 나고 걱정이 많이되었다. 나머지 한군데 결과 발표 전날에는 잠을 못잤다. 다음날 합격 결과를 보는데 너무 떨리고 기뻤다. 동시에 이제 평범하게 회사에 오래다녀야 겠다고 다짐했다. 얼마 가지 못한 다짐이었지만 그때는 그랬다. 취준기간은 몸은 편했지만 심적으로 너무 힘들었다. 왜 떨어지는지도 모르고 어떻게 해야할지도 막막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그런 나를 지켜보시던 부모님이 제일 힘드셨을것 같다. 아무튼 그렇게 이천에서 회사 연수를 마치고 청주로 출근하게 되었다.
팀에 배정되어 업무를 위한 교육을 받고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회사생활 초반에는 부모님께 용돈도 드려보고 친구들과 술도 마시며 행복해 했다. 하지만 회사생활은 뭔가 공허했다. 내가 직접 무언가를 한다기 보다 협력사나 다른 팀에 요청하는것이 더 많았다. 내가 모든걸 다 할 수는 없지만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기 힘든 구조였던것 같았다. 그리고 경기도나 서울로 가고싶었다. 처음에는 지역적 불만이 더 컸어서 다른 회사에 지원하여 면접도 봤었다. 그런데 업무적 공허함이 더 켜저서 다른회사에 가도 상황은 비슷할 것 같았다. 그래서 SW관련 직무로 전환하기로 결심하고 혼자 준비하기 시작했다.
준비하던 중 대학교 친구의 추천으로 SW사관학교 정글을 알게 되었고 바로 지원하였다. 추석 때 시험준비를 하는데 시간가는줄 모르고 공부했다. 생각했던것 보다 재밌었다. 그렇게 면접을 보고 나서 회사를 떠나게 되었다. 회사를 그만 둔다고 말할 때 미친거 아니냐는 반응이 많았고 나도 걱정이 많이 되었다. 걱정은 회사를 다녀도 했을 것 같긴하다. 그렇게 나는 대전으로 와서 SW사관학교 정글에 입성하였다.
이렇게 지나온 과거를 다시 생각해 보니 SW사관학교 정글에 오기 전에는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었던것 같다. 정말 내가 원해서 한 결정은 없었던 것 같다. 최악은 면하기위해 발버둥 쳤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나는 내적이나 외적으로 성장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어디에 가든 공허함과 막막함을 느꼈던것 같다. 이번 5개월이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으면 한다.
5개월 동안 내가 얻고 싶은것
친구들이나 지인에게 SW사관학교 정글에 간다고 말하면 10명 중 9명정도는 5개월 해서 전공자들을 어떻게 따라 잡냐고 물어본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5개월 동안 미친듯이 해도 많이 모자를 것이다. 하지만 SW엔지니어로 성장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치관이나 생각이 바뀌어 있으면 한다. 정글과정이 끝난 후에도 스스로 성장 하고 끊임없이 공부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고 싶다.
정글이 끝난 후 나의 모습은?
사실 정글이 끝나면 빨리 취업하고 싶다. 빨리 새로운 회사에서 새로운 것을 배워보고싶다. 5개월 동안 공부했던 것들이 회사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궁금하다. 다니던 회사를 나오며 같은 팀 선배님들께 취업하면 꼭 연락드리기로 약속했다. 최대한 빨리 연락드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몰입 했던 경험이 행복했던 경험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나를 나타내는 단어 5가지가 면접관에게 전달되어야 한다.
전문용어를 적절하게 잘 알아야 한다.